Get Out in My Area
환경 운동은 대부분 대중들의 긍정적인 지지를 받습니다. 한 번쯤은 아래와 비슷한 슬로건을 보신 경험이 있을 거예요.
‘지구온난화로 집을 잃어가는 펭귄들을 도와주세요!’
우리의 선한 의지를 표출하기란 생각보다 쉽습니다. 하지만 그 의지를 대표하는 이들의 이면을 들여다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이 작품은 펭귄들의 심정을 대변합니다. 수십 년간 내세워진 슬로건과는 달리 이 작품 속의 펭귄은 보호받아 평온한 개체라기 보다, 병들고 지쳐보이기만 하는군요. 어쩌면 선한 주장의 이면에서 이용당하기만 했을지도. 이제 펭귄들도 무언가를 깨달은 듯합니다. 위선은 솔직한 무관심보다 더욱 최악이라는 것을. 날마다 ‘그들’의 연구와
‘그들’의 환경 운동을 위해 터전으로 찾아오는 인간들에게 기형의 무늬를 갖게 된 현대의 펭귄은 말합니다.
“우리는 알아서 잘 살테니 여기서 다 사라져버려!”
<Full Story>
"지구온난화로 집을 잃어가는 펭귄들을 도와주세요!"
한 환경운동 집단의 슬로건이었다.
그들은 펭귄들의 보금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환경운동을 한다며 선한 표정과 함께 추운 이곳을 방문했다.
점점 없어져가고만 있는 우리의 터전을 지켜준다니, 펭귄들에게 그들은 한 줄기 빛이었다.
그때 그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불안하기만 한 펭귄들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 공감해주고, 개선을 위한 대책을 꾸준하게 브리핑해주었다.
그들은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았고, 후원금도 많이 받았다.
터전이 복구될 것이라는 기대에 펭귄들은 서로의 부리를 비비며 좋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발길이 뜸해졌다.
터전의 파괴는 가속이 붙었다. 빙하는 녹아 큰 소리를 내며 바다에 빠졌고, 펭귄들의 가죽에는 이상한 무늬도 생겼다.
'왜 안 오지...'
펭귄들은 그들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들은 영원히 오지 않았다. 실망의 감정은 무뎌져 해탈의 경지에 다다랐고, 가죽에는 이상한 무늬로 가득 찼다.
어느 날, 또 다른 인간들이 찾아왔다.
우리 생태계를 위해 힘을 써 줄테니 사진 좀 같이 찍어달란다.
펭귄들은 그들에게 말했다.
"우리가 알아서 잘 살 테니 여기서 다 꺼져버려!"
펭귄의 쉐입은 가죽 안에 있는 페이즐리의 문양과 동일합니다.
극한으로 오염되어 의기소침해져버린 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가죽에 담고 있는 셈이죠.
페이즐리 문양들의 내부는 꽤나 희한하게 생겼습니다.
이는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직접 찍어 온 '이상지형'들을 내부에 박았습니다.
이 패턴은 펭귄의 가죽을 사용합니다. 양 끝의 페이즐리 개체 위치를 조정하여 무한한 패턴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